둘째아이

둘째아이

내가 유난히 예뻐한다는 둘째딸아이.. 여기저기에서 하도 그렇다는 말을.. 그래 보인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나도 그냥 그런가보다… 딱히 부정하려 들지는 않는다.. 아직도 여전히 아기같고.. 귀엽기만 하거든
첫째 딸아이는 장녀라서 그런지.. 어른스럽고.. 막내 아들놈은 사내녀석이라 그런지.. 사내답고… 둘째 딸아이는 위치상 애매한 중간 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짓이나 뭐나..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왜 유달리 둘째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할까?..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생각나는 한가지는 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어쨌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아이를 가졌을 때.. 병원으로부터 유산될 지도 모른다는 그런 긴박함과 불안함을 주지 받았었고.. 그러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음이 기억이 났다..

아무래도 그 때 부터였지 싶다.. 둘째아이에게 유난히 애정을 쏟고.. 그랬던 것이… 외모부터 성격까지 어디가 나를 닮은 걸까?.. 잘 모르겠음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부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로.. 그렇게 내 온 관심과 애정을 독차지하다시피.. 자란 아이이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여전히 내 눈에는 아기로만 보이고…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행동하는 아이이다.. 감성적인 첫째와 막내와는.. 또 다르다..
스스로의 감정에 휘둘리지도.. 타인의 감정에 영향 받지도 않는 아이.. 아무튼 내가 보기엔 독특했다.. 그러면서도
늘상 주변에 항상 친구는 많아서.. 내가 보기엔 참.. 신기하네.. 싶던 아이..

학교와 집 주변.. 몇몇 준거집단이라 할 만한 어울리는 무리들이 여기저기 있는데.. 어느 무리 중에서는 그 일원을 쳐내기도 하고 새로 들이기도 하고.. 그러나 보더라구?.. 언젠가.. 모 집단에 말썽쟁이 일원을 잘라내고.. 다른 모 일원을 쳐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원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둘째는 자르지 못하게 했다 한다…
괜한 호기심에 물어봤었다.. 걔는 이렇다 저렇다 말들이 있었는데 왜 안쳐냈어? 라고.. 둘째 딸아이가 대답했다..
증거가 없어서 라고… ㅡ,.ㅡ .. 다들 말뿐이고 걔가 올렸다던 SNS내용은 삭제되어 보이지도 않고.. 아무튼 그래서 증거가 없었노라고.. 그 얘기를 듣고 나는 빵…하고 터져서는 한참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웃다가 배아플 정도로 웃고난 후.. 증거?.. 그치.. 증거가 없는데 섣부른 결정을 내리며 안되지.. 잘했다..그러고 말았는데… 그 때는 이제 겨우 고등학생에 불과한 애들이 죄형법정주의를 정확하게 적용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아무튼.. 지금도 왜..라는 이유와 근거라는 증빙이 있으면 두 말도 .. 군소리도 없이 수긍하는 둘째아이가… 첫째, 셋째 아이처럼.. 감정에 호소해 보거나 선처를 구해 보거나.. 자비를 구해 보거나.. 그런 것도 없이 yes or no 뿐인 둘째 아이가.. 나는 볼 때마다 마냥 재밌기만 하다.. 다른 아이들처럼 “한번 만 봐주세요~” “이번만 좀 봐주세요~” 이런거 없이 “그렇다면.. 네.. 할 수 없죠 ..알았어요~” 선택과 집중에 결정이 신속한 둘째 녀석이.. 마냥 재밌다..

졸라대는게 없는 아이.. Yes? No?.. 이렇게만 물어오고.. Yes? No? 그렇게만 답변을 구하는 아이.. 참… 독특하단 말야….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 아이.. 남 눈치도 잘 안보는 아이… 참 신기하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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