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풍경

비에 젖은 이불처럼 .. 축 늘어져 무겁게 느껴지는 비오는 사찰의 풍경…
옆에서 보았을 때는 모르겠더니 정면에 이르자 비로소 노오란 불빛 뚝뚝 떨구는 법당의
따뜻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도 없었지만.. 누구라도 위해서 활짝 문을 열고 온화한 미소인 듯 노랗게 새어 나오는
분위기에 취해.. 멀리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앞에 이르러 계단을 올라 법당에 들기 보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불빛이 더 따뜻하고
더 평화로웠다..
되돌아 나오며 뒤돌아 보니.. 고즈넉한 산속의 사찰은 그렇게 비에 젖어도 따뜻함을 품고..
활짝 문을 열고 .. 오는 이.. 누구인가를 굳이 묻지는 않는 듯 보였다..
그런게 좋아.. 가끔 사찰을 찾는 이유가 되었었다…
비오는 산속의 풍경은.. 고즈넉한 사찰의 풍경 만큼 멋진 것이 없다.. 비가 내리면.. 사찰의 모든 순간은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인 풍경화로 변하는데… 나는 가끔.. 그런 모습을 내 손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눈에 담는 모습만 못 하리라.. 해도.. 마음으로 그려보고 싶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