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apsody

in blue

돈키호테

일 년 중 최대의 연휴기간이 코 앞에 다가와 있다.. 사실.. 좋기는 커녕 부담스럽다..
비엔나 소세지처럼 줄줄이 엮여있는 빨간 날짜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뭐하지?.. 라는 생각… 어쨌거나.. This will pass away too…

추석.. 농경사회 시절부터.. 가을의 수확을 기념하는 명절.. 한가위.. 보름달처럼 모든게 풍성하고 넘치는 계절.. 그 계절의 작은 축제 같은 것이 추석 아니었나?.. 음.. 근데.. 난 이 가을에 풍성한 수확이 없는데?.. 올 해도 또.. 남들처럼 어정쩡하게 쉬어가는 시기가 도래한 .. 그런 기분이다..

새벽녘 꿈에서.. 나는 예쁜 물컵 하나를 주웠고.. 일단의 무리가 내게..”응? 잘 가져갔네? 어차피 너 줄려던건데..” 라고 했었다.. 그 컵에 물을 담아 꿈 속에서 나는.. 그림을 그렸다.. 뭔가 알록달록하게 그림을 그렸던거 같은데 깨고나니.. 기억에 없고…

개꿈도 그림 그리느라고 정성들여 꾸고 난 아침.. 밤사이 꼭 닫혔던 창문을 열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응? 오후엔 비가 오려나?.. 몇 십 년 살아보니.. 동물적 감각에 더해진 경험.. 이라는 산물이 불어오는 바람속 비의 씨앗이 들어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이쯤 살아보면 대충 맞는다.. 일기예보를 보지 않아도.. 맞는다.. .. 맞겠거니..하고 못 이기는척 은근슬쩍 핸드폰 속 일기예보를 들여다 보니.. 맞았다.. 오후들어 비소식이 있다.. 반나절 후의 일을 나는 벌써 알고 있다.. 이런 것도 연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연륜이 깊어지면 하늘의 이치도 읽어낼 수 있는가 보다.. 괜히 자긍심 뿜뿜하는데… 달리 생각하면.. 늙었다는 소리지 싶어.. 이내 수그러 든다.. 자고로 이래 저래 현명한 어른이긴 어렵다.. 나는… ㅡ,.ㅡ

나이.. 나이먹은 어른에 대해 오늘 아침 본 모 유명연예인의 말씀은.. 스스로를 .. 주변을 항상 깨끗이 하는 거라.. 하셨다.. 나의 대뇌 피질에 주름이 옅어 졌는지.. 단박에 이해되지는 않아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 어른답다.. 깨끗하다.. 두 단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잘 엮어 생각해야만 해서…
그 분은 스스로 몸의 청결함과 깨끗함에 대해서도 얘기하였지만은.. 그것만 얘기하지도 않았었다..
언제나 단정함.. 깨끗함.. 지저분하지 않음.. 조용함.. 침묵…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른의 덕목이라 칭하셨던 것도 같다… 자고로 어른이란 늘 몸과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니..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행동강령이자 가치관일까? 그에 관한 상세한 기술은 없던 터라.. 미루어 짐작하고 추측하고.. 유추해 보아야만 한다.. 나는 깨끗한 어른일까?.. (우선 오늘, 내일 중 일단 목욕부터 해야겠다.. ).. 아 일부.. 그 분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왠지 어떤 모습이 그려졌었다.. 저고리와 치마 모두 눈처럼 하얀 한복을 입고.. 머리에는 하얀 깨끗한 천을 두르고.. 하이얀 버선.. 거울처럼 깨끗하게 쓸고 닦은 윤이나는 대청마루에 소복히 앉아 깔끔하게 바느질 하는 모습…

아울러 새하얀 한복을 입고도 새빨간 양념 한방울 튀지 않은 정갈한 모습으로 대청마루 앞 마당에서 김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그런 모습이 눈에 그려졌었다.. 배움이 적었고.. 생활은 윤택하지 않았고.. 한 귀퉁이가 흐트러진 주춧돌 마냥.. 어슴프레 기울어가는 가문의 마지막 수문장인 듯 그래도 마당을 우뚝 밟고 선 모습…
그 분은 그러한 모습에 빗대어 어른다움을 이야기 했었다.. 배움이 없었어도.. 곳간이 넉넉하지 않았어도..자신의 어머니는 진정한 어른이셨다.. 얘기하였다..
일단 뭐… 마당에서 딱지치기, 잣치기 하는 얼라들하고는 크게 대비되는 어른의 모습은 연상되는 바 있어 어렴풋하게나마 그녀가 그리고 싶던 어머니의 모습.. 그 모습을 반추하여 연상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 에 관한 단상은 .. 있다..
때로는 이렇듯.. 어른이란… 하고 구구절절 설명하고 갖다 붙이지 않아도.. 어떠한 시각적 정보를 통해 머릿 속으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것 만으로도.. 어른이란.. 어른답다 함이란.. 느껴지는 분량이 더 많기도 한다.

어른이란.. 시대를 초월해.. 세대를 막론해.. 늘 부담스런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어렸을 땐 나 아닌 어른들이 부담스러웠고.. 어른이 된 지금엔 어른이어야 할 내가 부담스럽다..
어른.. 어른이란… 참… 성인, 군자도 아니고.. 그저 어른이 되는 것도.. 이렇게나 쉽지가 않다.. 어렵다…
적어도 어른이면 현인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음.. 언제 현명한 어른이 될런지.. 스스로와 주변을 깨끗이 갈고 닦으면 현명함이 찾아는 올런지… 어른이란.. 깨끗해진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날 어지럽히려는 세월과 맞서 싸워야만 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라만차의 돈키호테처럼 세월이라는 풍차를 향해 검을 뽑아들어 야만 하는 존재.. 가 아닐까 싶다.. 젊은 사람들은 모르는.. 풍차가 사실은 세월이라는 괴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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