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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같은 하루였다
퇴근 무렵 울린 전화벨소리… 차 안에서 받았다. 운전하느라 집중이 어려워.. 통화는 대충…
잠시 멈췄던 비에.. 열어 두었던 차창으로 다시 들이치는 빗줄기..
잠깐 사이에 차 안에서 비를 맞았다.. 문득 우산은… 아.. 차 안이지…
조금 서둘러 나온 10분 차이로 도로에 차량의 흐름이 현저히 다르다
밀려드는 먹구름을 피해 빗방울 맞지 않을 어딘가를 향해 달리듯…
채 막히기 전에 내닫는 뒷 편으로 눈 부릅 뜬 맹수처럼 숱한 차량의 불빛들이 보이고…
멀리보니.. 일단의 저승사자 무리같은 거무튀튀한 차량의 무리들
마치 그들을 피해달리기라도 하는 양..엑셀레이터를 밟은 발을 지그시 눌러 밟고…
어느덧 느려지는 차량의 흐름 속에… 멀었던 그 까만 덩치 들이 마치 저승사자 마냥
내 뒷통수에 바짝 다가 서 있다..
빨간 눈 부릅뜬 신호등 바로 아래에서.. 문득 생각하니… 아니 뭐한다고 조바심은 냈을까나…
쉬엄 쉬엄 가자꾸나.. 서둘러도 이 길이고… 느리게 가도 이 길인데…
어느 길이든 가야 할 이유를 두면.. 그 길 끝에는 멈춰 서야할 순간이 온다..
목적지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어쨌거나 산다는 건.. 끝이 보이는 막다른 길이 아닐까… 그렇게 보면 어쩌면 그것은
너무도 뻔한 길인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