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mple Of The King
고등학교 시절.. 질리게 듣고 또 들었던 노래… 같이 어울려 다니던 또래 무리 중 한 녀석의 집 지금으로치면 옥탑방에 녀석의 방이 있었고 거기에서 작은 오디오에 레인보우의 LP를 걸어놓고.. 몇 번씩 반복해서 듣고 또 들으며.. 우린.. 우리의 앞날을 이야기 했었다..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녀석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억지로 연락을 하면 연락이 닿을 수도 있었던 친구들… 그러나.. 그 중에 한 녀석과 연락이 닿아 나머지 녀석들의 근황을 물어봤던 날…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내린 결론은.. 이제와서 연락하지 말자.. 였었다..
내 어린 날 기억속의 친구들의 모습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고.. 그 안에서 어린 날 우리들의
사이에 꽃피어 있던 우정은 이미 없었음을 깨달았기에…
어인일인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졸업 후.. 서로의 생사를 모르던 사이에.. 시력 모두를 잃어 시각
장애인이 되어 버린 녀석은 일체의 연락도 없이 연을 끊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었다…
나는 녀석을 기억한다. 나와 가장 친했던 녀석이었기에… 하지만 그렇게 서로 서로가 이미 멀어져 버린 녀석들에게 하나 하나 연락하여 이제라도 얼굴을 보자 할 이유도.. 그 무엇도 찾아 볼 수 없음을 느꼈기에… 지금까지 처럼 그저.. 그 때의 그 모습 그대로..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거니..
기억하기로..만 하였다… 애써 물어 물어 알았던 녀석들의 전화번호를 .. 어느 날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다시 지웠다.. 다 지우고 나서 씁쓸한 미소만이 남았지만.. 내 기억속에서 녀석들은 다시
해맑은 그 때의 모습으로 되살아 났다… 언젠가 먼훗날… 노래가사 속 왕의 사원같은… 그런 곳에서 다시 만나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