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조회..

운동장 조회..

조회대 또는 구령대.. 딱 이런 모습이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대부분 월요일 아침이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운동장 조회라는 것을 했고 우리 때는 폭염이 쏟아지건…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건.. 조회를 거르는 일은 잘 없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 말씀이 유난히 길던 날.. 뒷 줄에 몇 몇 아이가 끝까지 똑바로 서있지 못하고 비틀거리거나.. 그 중 한둘은 쓰러지기도 했었다
눈이 부셔 찡그린 눈으로 저 위에 앉아 있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니 왜 우리는 땡볕에…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 때는…

요즘 학교에는 조회대가 없다.. 중학교, 고등학교 다 마찬가지이다.. 그러고 보니 생각난게.. 몇 년 전 모 고등학교 졸업식날.. 아이들만 강당에 모여 간략하게 식을 치르고 운동장에서 서로 서로 기념 사진을 찍을 뿐 가만 보니 조회대가 없었다..

우리 때.. 즉, 라때는 이런 모습이 당연한거 였거든.. 교장선생님이 훈시도 하고.. 뭐 표창할 일이 있으면
구령대에서 호명을 하고.. 개미떼 같이 빼곡한 아이들의 콩나물 시루.. 틈에서 불리워진 아이가 뛰어 나가고..

이러한 운동장 조회가 없어지고.. 게다가 조회대 또는 구령대 마저 없어지고.. 어쩌다 한번 씩 체육관 겸 실내 강당에서 필요한 행사를 치르는 요즘 아이들은 저러한 과거의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어 할 것이다

아무튼.. 그건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이고… 그러한 세월을 살아낸 나의 경우에는.. 그 일제의 잔재물이니 뭐니.. 군국주의의 잔재니 뭐니.. 해서 퇴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날.. 뙤약 볕 쏟아지던 운동장에서 “열중쉬엇” 구령에 따라 뒷짐 진 자세로 투덜대며 서 있던… 그 때가 지금 생각하니.. 한편으론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립기도 하고…

물론 정말 그리운 것은 그 운동장 조회가 아니라 그 때의 시간이다..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흠…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 같아서는.. 그 때의 그 운동장 조회.. 자체가 그립기도 하다.. 비 올 때 빼고는 매번 빠진 적이 없던… 운동장 조회가…

그 때 조회가 끝나고.. 한 반씩 교실로 복귀하면서 마이크에 대고 선생님이 외치셨었다. “흙먼지 날리니까 발 끌지 마세요 여러분~ 어허.. 4반 거기 끝에.. 먼지난다고 발 끌지마 발~ 그리고 교실 올라갈 때 발 잘 털고 들어가고~ “… (요즘 학교운동장은 인조잔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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