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몽사몽.. 몽중 일기..
덥고 끈적한 느낌에 새벽에 잠이 깨어보니.. 타이머를 맞춰 둔 선풍기는 서 있고.. 지난 밤의 에어컨 냉기를 지키려 꼭 꼭 닫았던 창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고.. 부스럭.. 일어나 선풍기의 타이머를 돌려 맞추고 다시 누웠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듯 비몽과 사몽의 경계에서 자각되는.. 쉬.. 마려움..
에잇 귀찮아..선풍기 때문에 일어났을 때 갔다 올껄.. 다시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화장실로…
화장실을 다녀오니.. 비몽과 사몽의 추가 비몽 쪽으로 확연히 기울어.. 어슴프레 눈에 들어오는 사물의 형상을 보며 하나 하나 자각하게 된다.. 의자.. 선풍기.. 실내화.. 충전기…
꿈 속이 아님을 확실히 알겠는 순간… 지금 잠들면.. 하고 다시 따져보는 수면가능시간.. 2시간..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밀려드는 새벽녘 후덥지근한 온기.. 역시 여름은 여름이구나..
눈을 감고 헤아려 보니.. 어느덧 이 여름의 중반을 지나고 있구나..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이리 덥다가 안더우면
뭐 올 해도 끝이네..
하루를 나름대로는 부지런히 산다고 살아온 것 같은데.. 비몽에서 사몽으로 넘어가려는 길목에서 느껴지는 왠지..
허전함.. 내가 사는 내 삶은 참 별 볼일 없구나.. 다리 사이에 낀 이불의 잠시 서늘함을 느끼며 언밸런스한 철학적
감상에 눈감은 채로.. 빠져본다.. 이런 순간에 왜 기시감이 드는지… 이렇듯 혼자 궁시렁 거리는 오늘 같은 시작이
언제 또 있기는 했었구나… 난감하네… 거의 졸음에 문턱에서.. 혼자… 버둥버둥…
갑자기 생각나는 얼마전에 잘 살다가 심장마비로 졸지에 명을 달리했다는 모모씨.. 생각.. 나도 그처럼 그런 일이.. 만일에 생긴다면… 나도 참.. 시시하게 살다가.. 가게 되는건데… 조금 있다 눈뜨고 일어나면… 뭔가 거창한 궁리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괜한 초조함.. 불안함… 아니.. 쪽팔리잖아.. 오늘은 열무김치를 해야지 그러고 있다가 요단강 건너가면… 오늘은 나라를 구해볼까.. 하다가 가야.. 그나마 안쪽팔리지…
다시 확실히 비몽에서 사몽으로 경계선을 넘었다 싶은 순간.. 의식이 있다 없다.. 개꿈을 꿨다 깼다.. 연결 안되는 여러 꿈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이고… 거창했다..초라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알쏭달쏭함 속에서.. 선잠을 잤다..
그러다.. 잠꼬대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하나… 뭔가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뭔진 몰라도 하여간에 그러면서 살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어느날 갑자기 강 건너가서.. 에고 이게 뭔일이람.. 이럴 줄 몰랐네.. 하지 않도록… ㅡ,.ㅡ 그렇게 흘려보내는 몽중일기… 몽정일기 말고.. 몽중일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