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사는게 다 일장춘몽..이네…
“나이가 어떻게..?”
“아.. OO입니다”
“네, 저는 OO입니다”
“아… 저 보다는 한 해 형님이시군요”
“뭔 형님은요… 다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OO띠나 OO띠나..”
“네? 저도 OO띠…인..데..요?”
“네에? 그럼 출생년도…가 …”
“OO년이요”
“아하.. 저는 그냥 제 나이로…”
“저는 바뀐 바에 따라 만나이로..”
“아하…..”

촌수가 꼬일뻔한 동갑과의 조우… 윤OO나이로 세는 사람이 있고.. 그냥 종래의 제 나이로 세는 사람이 있고.. 그에 따른 그냥… 해프닝..
근데 뭐 나이가 중요한가.. 형노릇.. 형으로서의 역할만 제대로 한다면..머.. 동갑도 상관없고 나이가 더 어려도 상관없고.. 형님으로 모시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고 생각한다. 나는… ㅡ,.ㅡ
한 해 재수를 했던 나는 입학했던 그 해에 나하고는 출생년도가 같은 한 해 선배들을 대할 때.. 그냥 따질 것 없이 속편하게 전부 형님으로 모셨다..
그렇게 살아보니.. 동생으로 사는게 훨씬 편하고 좋다..라는 경험칙에 기반한 깨달음이 있기도 했었고..
아무튼.. 나중에 내가 한 해 꼴았음을 알게 된 선배들이 이거 반칙아니냐고.. 너 임마 이제 형이라고 부르지마~ 라고 모 영화의 대사 같은 말을 들었어도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과 같은 논리로 한번 형님은 영원한 형님이라고… 그렇게 알아 모시었다..
그렇게 생물학적 나이는 같은 형님이 몇 분 계시는데… 오히려 너댓살 많은 형님들 보다 그 형님들이 내겐 더 살뜰하게 형님 노릇을 해 주었음은 물론이다…
너 이거 의도한거 아니냐고… 의심과 원망의 눈초리를 동시에 받기도 했었지만.. 글쎄.. 그 분들은 동갑내기 동생이 불편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정말 편하고 좋았었다..
사람이 호칭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고.. 나는 동생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밖에 없었고 그 형님들은 형으로서의 솔선수범.. 내지는 포용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었으니…

나중에 누군가.. “하아.. 이거 내가 뭔가 당한거같애 .. 당한거같애…” 라고 나는 이해 못 할 푸념이 나올지언정.. 어쨌거나 그 형님들은 지금까지도 내게 고마운 존재로 남아있고.. 그 중 몇 분은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다… ㅡ,.ㅡ .. (그치만 사실.. 진짜 그 어떤 노림수를 두고 그런 것은 정말 아니었다.. Believe it or not…)
살아보니..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 보니.. 내가 그리 잘못한 거라는 생각도 들지않거니와.. 그게 머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즉, 아무 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내 행동과 결정은 그 때와 똑같을 것이다. ㅡ,.ㅡ 나이 먹고.. 형님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들을 만나는게.. 내겐 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는 걸.. 정말 정말 두 번, 세 번 깨닫고 있거덩….
우리나라가 ..왜.. 알게 모르게 그런게 있어.. 동생은 좀 허물이 있어도 돼.. 뭔가 서툴러도 되고.. 마음이 한량없이 너그럽고 배려심 깊고.. 머 그러지 않아도 되고… ㅡ,.ㅡ.. 근데 형은 .. 좀 달라.. 가급적 허물이 있으면 안되고.. 너그럽고 배려심 많고.. 양보심도 많고.. 뭐 좀 그래야.. 형님 노릇을 좀 해야 하는 ..머 그런게 있거덩…. 뭐.. 물론 그 때야 그런걸 미리 알고 어느 형님 말씀처럼 그런걸 노리고 그런 것은 진짜 아니지만… 그냥 친해지고 싶은 선배와 생물학적 나이 때문에 서먹하고 데면데면 해 지는게 싫어서 했던 선택이긴 하지만.. 지금와 다시 생각해 봐도.. 그것 만큼은 참 옳바른 판단이었다.. 생각이 든다..
근데 그 때 어렴풋이나마 그런 생각은 사전에 좀 있었어.. 생물학적 나이보다.. 사회 나이가 어쩌면 더 중요하다..라는… 나보다 뭔가를 좀 더 일찍 경험하고.. 나보다 더 먼저 우물을 벗어난 그들을 나의 스승으로 선배로.. 형님으로 모시는게.. 절대 굴욕적인 일이 아니라는 그런 생각… ㅡ,.ㅡ
몰라.. 나만 이따구로 생각하고 살아왔는지는 모르겠는데… 나이?.. 그거 별거아냐.. 나이가 가지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에 매몰되어.. 쓸데없이 자존심을 세우기 보다는.. 동생으로서 라도 좋은 인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후자가 더 좋다고.. 생각해.. 지금도…
좀 살아봐..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에는 많은지 느끼게 될 테니까…
아… 생각난 김에.. 또 다른 동갑내기 형님께.. 안부인사차 전화를 한 통 드려봐야겠다… ㅡ,.ㅡ

